장학금 많이 받으면 그랜트 줄인다

2017년6월 기사입니다. 학비의 기본적인 구조를 알 수 있습니다.

FAFSA에서 필요 학비 넘는 경우
갚을 의무 없는 지원금부터 삭감

많은 대학생이 선망하는 제3자 제공 민간 장학금이 취지와는 다르게 오히려 학생들의 빚을 줄여주지 못하는 단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이는 대학측에서 학비를 할당하는 과정에서 외부 민간 장학금 수혜자들에게는 갚을 필요가 없는 그랜트를 우선적으로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대학 학비 때문에 일부 가정에서는 졸업 후 자녀가 빚더미에 안게 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서 민간 장학금 수혜를 독려하는 것이 현실이다. 왜냐하면 대학 학비를 가정에서 전액 부담할 수 있는 일부(12%)를 제외한 대부분 가정의 자녀 학비는 연방 정부나 주정부, 대학에서 제공하는 그랜트, 연방정부가 보증하는 학생 융자, 근로 학비(work study), 연방정부가 보증하는 부모명의 융자(PLUS융자)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간 장학금 수혜의 경우 대학측 에서 학생 융자를 기본으로 잡고 이후 그랜트를 책정해주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기본 융자액수를 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원래 이런 민간 장학금은 민간 기업, 비영리 재단 또는 지역 사회 단체와 같은 조직 또는 기타 기관에 의해 수여된다. 대개 학생의 장래를 보고 수혜자의 장점과 단체의 필요성에 따라 수여된다. 예를 들어, 학생이 특정 기술을 가지고 있거나, 특정 지역에 거주하거나, 특정 전공을 목표로 공부하는 경우 혜택을 볼 수 있다. 민간 장학금은 또한 수 백 달러에서 수천 달러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서 많은 학생이 학비와 수업료, 교재, 교통편 및 기타 항목에 이르기까지 대학의 총 비용을 계산하는 공식의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민간 장학금을 받을 경우 학생들은 학교에 알릴 의무가 있다. 그래서 민간 장학금을 포함한 전체 재정 보조 패키지가 FAFSA에 의해 결정된 재정상의 필요 학비를 넘으면 ‘초과지급’된 것으로 간주되며 연방 규정에 따라 대학에서는 학생의 재정 보조 패키지에서 그랜트를 줄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학 정책은 민간 장학금을 수혜 장려를 위한 여지를 마련하기 위해 지원 유형을 다르게 하고 있다. 전국 장학금 협회 (National Scholarship Providers Association)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는 근로 학비 같은 것부터 줄인다. 이런 경우 갚을 필요가 없어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러나 50%는 그랜트부터 축소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학생 융자를 계속 짊어져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일부 대학 정책은 모든 학생이 대략 1500~3500달러를 내야 하는 ‘최소 학생 부담액’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학생이 외부 장학금을 받는 경우, 학생이 최소한의 부담금을 내도록 다른 지원을 줄이는 것이다.

물론 일부 학교들은 학생들이 학창시절 적당한 빚을 지면서 학교를 다녀야 학업 성취도를 높이거나 교육 자체에 더 감사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반면 일부 민간 장학기관에서는 이런 원칙이 장학금을 주는 정신을 훼손한다고 지적한다.

‘코리안’ 이라 불리한 대입 사정 방식

2017년8월 제가 쓴 칼럼입니다. 한인 학생들은 소수계이지만 대학입장에서는 좀 다른 극성맞은 커뮤니티의 학생들이죠. 기본원리를 소개한 겁니다. 시간이 지났지만 원리는 같습니다.

학자금 관련 전문가들은 대학 입시에서 자녀가 진학할 곳을 선택할 때 가장 싼 학교에 등록하라고 조언한다. 자녀가 어렸을 때부터 진학을 희망한 학교나 랭킹이 높은 대학이 아니다.

이르면 한달에서 늦어도 서너달 후면 12학년생들 모두 대입지원서를 제출해야 한다. 미국에서 진학을 위한 대학 선택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자녀가 갖고 있는 성적, 예를 들어 고교 내신성적(GPA), 표준시험(SAT/ACT) 점수를 토대로 합격시켜 줄만한 대학을 고르게 된다.

우선 자녀의 성적으로 어느 정도 범위를 구하게 되면 대학 선택의 폭은 좁아지게 된다. 물론 상위권의 대학들은 다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좋은 성적을 갖고 있는 지원자들의 숫자가 워낙 많기 때문에 성적만으로는 합격자를 고를 수 없다. 그래서 대학들이 선택한 방법이 바로 과외활동이나 수상 경력, 봉사활동 실적을 고려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오해가 있는 것이 지원서의 에세이를 잘 쓰면 성적이나 과외활동이 조금 모자라도 합격이 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판단을 하게 된다. 물론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주장’인 이유는 대학 관계자 누구도 공식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말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공립대학들도 포함해서 각기 자기들만의 고유한 사정 조건을 갖고 있다. 그래서 천편일률적인 사정결과는 없다.

기본 원리는 이렇게 추정할 수 있다. 어떤 학교에 고교성적과 표준시험 성적이 거의 완벽한 학생들이 지원했다고 하자. 그 학교에서는 과외활동과 수상경력을 살펴본다. 완벽한 성적을 거두는 데 1만 시간이 들어간다고 가정했을 때 이외 과외활동이나 수상, 봉사활동에 들어가는 시간이 5000시간이라고 가정한다. 결국 합쳐서 1만5000시간을 넘긴 학생을 뽑는 것이다. 그래서 수학에 탁월한 어떤 학생이 과외활동의 일환으로 수학경시대회에서 최고상을 받았고 그것이 5500시간짜리로 인정된다면 비록 완벽하지 못한 9500시간짜리 성적표를 갖고 있어도 5500+9500=1만5000이므로 합격이 가능하게 된다.

물론 최상위 톱 명문대학이 아니어도 이 원리는 유사하게 적용될 것이다. 톱이 아닌 대학들의 합격선은 총 1만5000시간이 아니라 1만2000시간만 되어도 그 지원자를 뽑을 것이다. 물론 기본적인 수학능력을 입증하는 표준시험의 성적이 기준이 된다.

그런데 한인 학생들에게는 다른 요소가 더 적용된다. 대학 당국들은 인정하지 않지만 인종별, 민족별로 합격자 숫자를 감안한다고 알려져 있다. 해마다 한인 학생들의 합격률이 대학별로 비슷한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특히 SAT점수에 있어서 한인 학생들은 백인보다는 110점은 더 따야 하고 히스패닉이나 흑인학생보다는 140점을 더 받아야 동등한 조건으로 본다.

그러면 이런 불리한 조건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우리가 지원서에 ‘Korean’이라고 표기할 때까지는 계속된다. 자신의 조상을 부정하더라도 대학에서는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어를 한마디 못하고 영어만 하는 학생도 지원서에는 ‘Korean’에 체크해야 하고 최고 140점을 밑질 수밖에 없다.

내년 3월이면 올해 말까지 지원한 대학들이 합격 통보와 함께 재정보조패키지를 보내온다. 그 결과에서 자녀를 가장 잘 인정해주기에 가장 많은 학비를 제공해주는 대학에 등록하면 된다. 그곳이 대개 가장 싼 곳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미국의 상위권 대학 수백 개는 한국으로 치면 모두 명문대학들이다.

학교를 너무 믿지 마세요

실제로 학교를 100% 믿지 말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이 칼럼은 제가 2016년에 쓴 겁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부모들의 잘못된 착각으로 자녀에게 무리한 공부를 시키는 경우를 제가 지켜보다가 쓴 글입니다. 이글의 요지는 학교에 모든 것을 맡기지 말고 가정교육을 제대로 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입 준비도 알고보면 그런 것중 하나일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만든 교육제도는 생각보다 융통성이 없다. 5살이 되면 킨더가튼에 가고 6살이 되면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18살이 되면 대학에 가게 된다.

아이비리그대학 깃발.

교육 현장에서 지켜본 수많은 학생들은 융통성이 없는 교육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적응하여 자신을 맞춘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런 융통성이 없는 시스템에 대다수의 학생들이 별 문제 없이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들이 원하지 않든 원하든 그렇지 못한 학생들이 있다. 그러면 이들은 그냥 우리가 쉽게 생각하듯이 노력이 부족한 학생들인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대뇌 발달로 일어나는 청소년기에 변화에 대한 수십 년 간의 연구 결과를 분석하는 보고서를 기사화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이 17~18세에 일어나는 대뇌가 총명해지는 현상이다. 이 나이는 대뇌의 변화와 발전이 많이 진전되는 덕분에 이전에 비해서 지능지수(IQ)가 크게 높아진다. 또한 이미 비약적인 발달이 이뤄져 좋은 지능을 갖고 있는 10대들도 더 스마트해진다고 한다. 2013년 쌍둥이 1만1000쌍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다. 하이틴은 전두엽이 특히 발달해서 판단과 의사결정을 책임지는데, 충분히 발달하면 감정의 이탈과 위험 감수를 소화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문제 해결, 전략 수립 같은 능력이 20세까지 꾸준히 발달한다. 그래서 SAT로 대표되는 대입 표준시험을 공부해야 하는 때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부모의 욕심 때문에 미처 발달이 이뤄지지 않은 저학년 자녀에게 무리해서 SAT를 가르칠 필요가 없는 이유다. 자전거는 10대 초반이나 10대 말이나 아무 때나 배워도 된다. 하지만 지능이 발달되지 않은 자녀에게 SAT를 준비를 시키는 것은 시간낭비일 수 있다.

또한 이 나이는 역시 사회성과 연관된 대뇌 부분은 여전히 성장 중이다. 그래서 하이틴들은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파악하고 공감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래서 친구들과 문제가 있다면 이 나이가 지나면 상당수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다른 사람들의 동기나 태도는 제대로 해석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복잡한 사회 문제,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화제를 바꾸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대학 신입생 일부가 갑자기 다양한 문제가 벌어지는 현실 세계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이래서 발생한다.

한국에서는 중2병이 무척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이 또한 이유가 있다. 이 나이에는 또래 친구들의 의견에 민감해지고 강한 반응을 보인다. 반면 사회성은 아직 발달되지 않아서 또래 친구들의 생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데 몇 년이 걸린다. 그래서 매우 혼란스럽고 잠재적으로 매우 불행한 시기다. 덕분에 이 나이 또래는 걷잡을 수 없는 경험을 만난다. 좌충우돌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사회성이 떨어져 발생하는 스트레스는 최고조다. 얼마나 심한지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이상 환자 절반이 이때 시작된다고 한다. 이 나이에 부모와 떨어져 보딩 스쿨에 가거나 급격한 환경변화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나이엔 주위에서 인기 있는 친구보다는 관심과 취미가 같은 친구를 고르도록 가르쳐야 한다. 또 무례한 친구는 사귀지 말아야 하는 것도 가르쳐야 한다. 만약 이때 가족이 동료 의식, 문제해결 능력, 감성적 지원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스트레스 후에 나타나는 우울증을 겪을 수 있다.

교육 때문에 미국에 왔다가 너무 바빠서 자녀를 돌보지 못하는 가정이 의외로 많다. 이유는 학교에 모든 것을 맡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안타깝지만 학교를 너무 믿지 말아야 하겠다.

[LA중앙일보] 발행 2016/11/26 미주판 8면